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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톤이 불법?” 혀 차는 척수장애인들
작성자 : (사)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 | 작성일 : 2013-11-15 | 조회수 : 2,575

*“현실 모르는 정부…제3자 도움 당연해” 입 모아*

최근 넬라톤(도뇨)이 의료행위에 속한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지며, 장애계에서는 큰 고심에 빠졌다. 척수장애인에게는 누구나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이기도 한 넬라톤이 ‘의료행위’라니… .

합법적인 방법으로 넬라톤을 하려면 방문간호를 통해 해야하지만, 높은 방문간호 수가에 좌절하고 만다. 또 넬라톤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방광이 팽창해 터지거나 소변이 자칫 신장으로 역류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상황.

이 같은 현 제도를 바라보는 척수장애인들은 하나 같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먼저 1991년 30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인해 전신마비 상태로 살아온 최찬수(지체 1급, 53세)씨는 ‘넬라톤’ 단어가 나오자마자 “정부는 행정편의적이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저런 법을 만들어 놓으냐”라고 질타했다.

최씨는 “넬라톤을 간호사가 일일이 해주는 사람이 어딨냐. 실상 보호자들이 다 한다”며 “보호자들이 하는 걸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예를 들어 남편이 사지마비일 경우, 그 아내가 넬라톤을 다 하고 있다. 보호자들이 당연히 해야하는 걸로 안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씨는 “넬라톤은 하반신 마비들이 주로 하지 않냐. 주변사람들 봐도 다 보호자들이 하고 있다. 소변이 나오는 지도 모르기 때문에 항상 봐줘야 하는데, 그걸 일일이 간호사들을 어찌 부르냐”며 “무료도 아니지 않냐. 내가 알기론 방문간호 수가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거 아니라도 활동보조시간 부족한데 어떻게 일일이 간호사를 부르냐”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최씨는 “현실을 봐야한다. 당연히 보호자가 할 수 있어야 한다. 소정의 교육을 거친다면 다 할 수 있는 거다”며 “의료적으로 크게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지 않냐. 의료행위라니 말도 안 된다. 꼭 합법으로 바뀌어야 맞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는 박래경(지체 1급, 63세)씨도 당연히 가족 등이 넬라톤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는 반응이다.

넬라톤을 하지 못할시, 심하면 생명도 위험할수 있는데 이를 돕는 가족이나 활동보조인을 범법자로 만드는 현행법에 대해 복지부의 대안이 시급하다는 것. 더욱이 그는 ‘수치심’ 부분까지 짚었다.

박씨는 “불법행위에 대해 최근 기사를 통해 알았다. 말도 안되는 것이다. 신경이 마비가 됐을 때 스스로 배변이 안되면 배와 방광이 빵빵해진다. 넬라톤을 해주지 않으면 소변이 역류돼서 염증이 생기고 합병증까지 이어진다”며 “하루에도 여러 번인데 방문간호가 무료도 아니고 매번 어떻게 부르냐. 10번이고, 20번이고 부르면 바로 올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지 않냐”고 토로했다.

또한 박씨는 “직계가족이 하는 것이 맞다. 사지육신이 창피한 게 있는데, 남들이 그런 부분까지 해준다는 것이 모욕감이 느껴진다. 동성이라도 내보인다는 것이 거북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이 대부분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복잡한 것도 아닌데, 진물 같은 것들을 방지하기 위한 소독 같은 부분은 교육이 필요하다. 소정의 교육을 통해서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넬라톤 행위를 한다는 김현우(지체1급, 43세, 전북)씨도 활동보조인의 넬라톤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 조차 몰랐다. 그는 전북척수장애인협회 군산시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주변인들의 넬라톤 행위를 많이 접해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불법행위라는 것조차 몰랐다. 최근에 기사보고 알았다. 친한 사람들은 나처럼 자가 넬라톤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제 주위에서도 활동보조인들이 넬라톤을 해주는 걸로 안다”며 “하루에 5~6번 정도 넬라톤을 해야하는데 의료행위라면 그때마다 병원을 가서 간호사를 불러야 하는 건가”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이어 김씨는 “문제는 집에서 가만 있는 것도 아니고, 돌아다니는 척수장애인일 경우, 간호사가 따라다니면서 소변을 빼줘야 하나. 어딜 갈지도 모르는 거고, 소변이 나오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불법행위로 본다는 자체가 어이없는 발상이다. 방문간호 수가도 비싼데, 도대체 뭐 어쩌란 말이냐”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넬라톤 행위를 줄이기 위해 하루에도 물 같은 것도 줄이기도 한다. 부작용 때문에 의료행위라고 한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해줘서 염증이 생기는 것보다 내성이 약하거나 하는 경우로 염증이 생기거나 부작용 나는 사례가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넬라톤을 소정의 교육으로 가족이나 활동보조인이 당연히 해줘야 하는게 옳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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