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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조기 발견에 필요한 것은 ‘선별검사’
작성자 : (사)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 | 작성일 : 2014-04-09 | 조회수 : 2,340

발달기에 장애가 있는 아동에게 있어 조기교육은 생존을 위한 교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기에 적절한 교육을 받게 되면 그만큼 장애로 인한 차이의 정도를 줄일 수 있고, 2차 장애를 예방 할 수도 있다.

조기교육을 위해서는 우선 조기발견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발달장애 아동의 조기발견과 조기교육이 개인과 가정의 몫으로 남겨져 있는 형편이다.

얼마 전 장애 등급제 폐지 소식과 함께 ‘발달장애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도록 영유아 정밀 검사비로 올해 5000명에 8억원을 지원’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발달장애의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행동을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다만, 목적에 맞는 적절한 시행이 되려면 몇 가지 고려할 점이 필요하다.

먼저, 발달장애의 조기발견을 위한 검사가 그 목적에 부합하는 검사여야 한다는 점이다. 정밀 검사 전에 우선은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선별검사는 전체 집단을 대상으로 한다. 즉, 영유아 발달장애 아동 선별검사는 모든 영유아를 그 대상으로 한다. 대상이 모든 영유라고 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선별검사는 진단검사에 비해 간단하므로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들지는 않는다.

24개월 미만에서 장애가 나타날 경우는 보통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장애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발달장애는 24개월이 지난 후 언어 발달이 늦어지면서 보호자가 장애를 의심하게 되는데, 부모가 맞벌이를 하거나 아이를 위탁하는 경우에는 조기발견이 어려울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선별이 개인의 몫으로 남을 때, 자칫 잘못된 판단으로 아이가 불필요한 검사에 끌려다닐 수 있다. 부모는 전문가가 아니다. 선별 검사가 아무리 간단하다고 해도 검사도구 없이 판단하고 결정할 일은 아니다.

표준화된 선별 검사 도구를 사용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검사가 가능하다. DIAL-3와 같은 유아발달 선별검사는 아동이 검사에 참여하는 시간이 30분 정도로 짧은 편이고, 해당 기관 안에서 친숙한 선생님에 의해, 또 친구들과 함께 집단검사가 가능하므로 아동이 받는 스트레스가 적다.

또, 교육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직접 아동의 발달 차이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보다 빠르게 적절한 교육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다.

각 기관에 선별검사 도구를 비치하는 과정에서 초기 비용은 들지만 한 번 구입한 검사도구는 계속 사용할 수 있으므로 아동 개개인에 들어가는 검사 비용은 훨씬 적다.

정밀 검사는 이렇게 선별검사를 통해 장애가 발견되고 나면 보다 더 정확한 진단을 할 때 필요한 검사이다.

유아 심리발달검사 시에는 검사 대상 아동이 편안하게 검사에 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지만 검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일부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 때문에 검사란 어떤 형태로든 대상 아동에게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진단을 위한 정밀검사는 선별검사를 통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 아동들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진단은 자칫 잘못된 낙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에 의해 신중해 내려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소아정신과 의사 한 사람에 의해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소아정신과 의사를 중심으로 한 진단팀이 만들어지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몇 가지 검사들이 필요한데 한 사람이 담당할 경우 진단 과정이 길어지고, 진단 과정이 길어지면 아동이 검사로 인해 겪는 스트레스도 심해진다.

정밀 검사는 검사 비용이 높기 때문에 개인에게 부담이 되므로 지원이 필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런 정밀 검사는 실질적으로 장애가 발견되고 난 후 진단 시에 필요한 검사이다.

선별을 개인의 몫으로 남겨 놓고 정밀 검사비를 지원한다면 누구에게 얼마를 지원할 것인가?

진단 결과를 증명으로 제출하고야 검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면 장애의 조기발견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인에게 돈을 얼마 지급해 주는 방식은 장애 조기 발견을 위한 국가 차원에서의 대책이라 할 수 없다. 장애의 조기 발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으나 누구를 위해, 무엇을, 어디에,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고민을 더 해 주기를 바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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