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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 대신 희망으로 반죽했습니다”
작성자 : (사)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 | 작성일 : 2012-08-01 | 조회수 : 2,651

“방부제 대신 희망으로 반죽했습니다”

충북재활원 제과제빵시설 요셉베이커리&보호작업장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마리아의 집, 발달지체장애인의료기관인 충북재활의원,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충북재활원 보호작업장, 제과 제빵시설인 요셉베이커리, 지적장애인거주시설 요셉의 집, 그리고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인 평화의집과 사랑의집, 기쁨의 집이 있는 충북재활원.

그 중 1층과 2층의 보호작업장(시설장 김기옥)과 요셉베이커리는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2000년부터 인력 지원을 받고 있는 직업재활시설이다.

보호작업장에서는 자동차 부품과 보일러 배관 연결단자인 커넥터를 조립하고, 쇼핑백 끈 구멍 뚫기 등 단순 작업을 한다.

보일러 배관은 대, 소, 일자형 등 4~5종류를 조립하고, 일일이 손으로 끼어야 하는 자동차 부품은 현대기아차 아반떼 종류에 많이 들어간다. 처음에는 불량도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들 숙달된 손재주를 자랑하며 직업재활을 꿈꾸고 있다.

60여 평방미터의 지하 요셉베이커리 제빵실에는 빵 생산을 위한 반죽기, 오븐, 쿠키기계, 씽크대 등이 갖추어져 있다.

충북재활원의 빵공장 요셉베이커리의 하루는 아침 7시부터 시작된다. 경력 26년의 제빵사 서성철 씨가 밀가루를 반죽해, 두 시간여 부풀리자면 장애인근로자들은 9시에 출근한다. 부풀린 반죽으로 모양을 만들어 다시 부풀려 오븐에 구우면 원하는 빵이 완성.

요셉베이커리에서 근무하는 장애인근로자는 5명. 주로 반죽을 동굴리고 빵판과 필름을 닦고, 오븐 시간을 체크하고, 설거지, 청소를 한다.

제빵사 서은숙(28 지적장애 3급) 씨는 제빵사 자격증도 땄다. 제빵사답게 혹여 우유가 모자라 물을 조금이라도 섞을라치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따끔하게 원칙을 일러준다.

경력 5년여의 신동화(25 지적장애 3급) 씨는 오븐 시간체크 담당이다. 처음에는 맞춰놓은 타이머가 정확하게 15분이 지나지 않으면 오븐 속에서 빵이 타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15분 전이라도 오븐 속 빵 상태를 봐서 적당히 구워지면 꺼내야 하는 줄도 알게 됐다.

동화 씨는 더러 비장애인 직원이 와서 빵을 만들 때 자기보다 실력이 시원찮다 싶으면 야단도 친다. 자기 일을 빼앗기고 싶지 않으려고 할 정도로 일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이다.

예약 주문외 추가 주문이 들어오면 유동균(22 지적장애 3급) 씨가 바로 투입된다. 재료준비도 가능하고, 오븐도 불 줄 아는 동균 씨는 요셉베이커리에서 최근 떠오르는 샛별이다. 덕분에 경쟁자인 신동화 씨가 긴장 상태다.

서은숙 씨와 신동화 씨가 반죽으로 동굴리기를 하는 동안 제빵사를 꿈꾸는 다른 중증장애인근로인들도 함께 빵판과 필름을 닦고, 설거지, 청소를 하며 손발을 척척 맞춘다. 덕분에 충북재활원 거주인들은 매일 아침 갓 구워낸 신선한 빵을 아침식사로 먹고 있다.

모든 빵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원칙. 그러다보니 방부제나 기타 몸에 해로운 첨가물들은 사용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주문은 2~3일 전에 미리 해줘야 무리 없이 준비할 수 있다고.

빵 종류도 다양하다. 단팥빵과 소보로빵, 꽈배기, 식빵, 바게트, 카스테라, 쿠기, 생크림케이크 등 30여 가지, 요즘은 하루 1,500여 개의 빵을 만들어낸다.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대부분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단팥, 크림, 소보루빵은 500원이고, 식빵은 2,500원, 모카빵은 3,000원, 모닝빵은 2,500원으로 저렴하다. 낱개로 파는 빵은 500원짜리가, 주부들에게는 3,000원짜리 카스테라가 특히 인기다.


빵 하나하나마다 정성을 담은 요셉베이커리 빵의 90% 이상은 예약 판매로 이루어진다. 그 중 90% 이상은 단체 고객에게 팔려나간다.

식약청, 오송인력개발원, 교회, 어린이집 등에서 단체 행사용이나 간식용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송인력개발원의 경우 월 1회 정도 제빵체험 교육을 이곳에서 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휴무를 빼고 5만원 이상은 배달도 가능하다.

지난해 총 매출 4,500여만원. 올해는 지난해 대비 3배 정도를 예상할만큼 급신장 추세다. 물론 여전히 순이익은 적지만 수입보다는 직업재활이 목적이라 중증장애인들의 일터로서는 그만이다.

“쿠키는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제작에 들어가는데, 전에는 빵을 위주로 하고 쿠키는 직접 손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도․시의 기능보강사업 지원을 받아 쿠키 기계가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빵보다는 쿠키를 주력 제품으로 바꿔볼 생각이다.

보호작업장과 요셉베이커리의 장애인근로인은 총 50명. 그 중 25명은 충북재활원 거주 장애인이고, 나머지 25명은 재가 장애인이거나 충북재활원 퇴소 후 그룹홈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다.

급여는 아직 최저 임금 수준에도 못미치지만 시급으로 치자면 이미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늘어나는 매출에 부응해 최저임금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춘 후 올해나 내년쯤엔 중증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인증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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